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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도 사람이다

434 2019.12.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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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도 사람이다)

 

 

 

  

 

눈이 내린다.

겨울 끝자락에 철없이 눈이 내린다.

그는 영화관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영화 개봉하기를 손꼽아 기다린 영화가 있었다.

 

증인!

영화 개봉 전에 증인에 대하여 인터넷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증인영화에 자폐아가 등장한다고 한다.

 

그는 자폐아에 관련된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작년에 자폐아 프에 봉사활동을 하러 12일 동행을 하였다.

12일 동행하면서 자폐아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그는 요즘 자폐아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자폐아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책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 김진호 군은 3살 때 자폐아 진단을 받았지만, 세계 장애인 수영선수권 대회에서 장애인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어릴 때부터 자폐증으로써 학교에서 받아 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 어머니가 너는 희망이 있다. 낙심하지 말라. 가만히 보니까 자폐증 어린이지만 물을 좋아했다. 그래서 어머니가 수영을 가르쳤다. 여러 학교를 전전하면서 수영을 가르쳐서 그가 나중에 장애인 수영대회에 가서 1등을 하고 금메달을 따게 된 것이다. ))

 

그가 어른이 되면영화를 보았었다.

어른이 되면영화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보면

(( 중증 발달장애인인 동생 혜정은 13살 때 가족들과 떨어져

외딴 산꼭대기의 건물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과 살아왔다.

언니 혜영은 18년 만에 혜영보다 한 살 어린 막내동생과 함께 살기로 했다. ))

그는 발달장애인이 낮에 생활하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일주일에 한 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었다.

변호사가 등장한다.

변호사는 피고를 위해 변호를 한다.

그런데 변호사는 아버지가 진 부채 때문에 허덕인다.

순호 변호사는 중요한 사건의 변호를 맡게 되었다.

변호를 잘하면 출세 가도를 달리게 되어 있다.

재판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자기주장만 내세운다고 재판에서 이길 수는 없다.

증거가 있어야 하고, 증인의 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는 오늘 눈을 맞으면서 걸어온 길이 생각났다.

눈 위의 발자국.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하얀 눈 위의 발자국은 증거가 된다.

 

증인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 “목격자가 있어. 자폐아야

신념은 잠시 접어두고 현실을 위해 속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민변 출신의 대형 로펌 변호사 순호’(정우성).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수 있는 큰 기회가 걸린 사건의 변호사로 지목되자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증인으로 세우려 한다.

아저씨도 나를 이용할 겁니까?”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의사소통이 어려운 지우’.

순호는 사건 당일 목격한 것을 묻기 위해 지우를 찾아가지만, 제대로 된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다.

하지만 그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우에게 다가가려 노력하는 순호’,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지우에 대해 이해하게 되지만

이제 두 사람은 법정에서 변호사와 증인으로 마주해야 하는데

마음을 여는 순간,

진실이 눈앞에 다가왔다 ))

 

순호 변호사가 맡은 사건은 살인 사건이다.

자살이냐?

타살이냐?

 

순호 변호사는 피고인을 만나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죽은 사람이 자살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검사가 내세운 논리는 이렇다.

목격자가 있는데, 목격자는 가정부가 집주인을 죽이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했다.’

순호 변호사는 목격자가 자폐아인 점을 들어 재판정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자폐아는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없으므로, 증인의 역할을 할 수 없다.’

1심에서 피고는 무죄로 석방되었다.

그러나 검사는 항소했다.

 

순호 변호사는 또다시 변론 준비를 해야 했다.

그래서 순호 변호사는 자폐아(지우)와 의사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순호 변호사는 자폐아에 대하여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순호 변호사는 지우와 가까워 지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순호 변호사는 지우의 말을 듣는다.

지우의 꿈은 변호사인데, 자폐아라 변호사를 하지 못한다.’

변호사는 못 되어도, 증인은 할 수 있다.’

 

순호 변호사는 자폐아에 대하여 새로운 인식을 한다.

자폐아는 정신병 환자가 아니라, 다양성을 가진 사람이다.’

 

2심 공판이 열렸다.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진다.

순호 변호사는 먼저 지우가 정상적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순호 변호사는 지우가 특별하게 청력이 좋다는 것을 강조한다.

순호 변호사는 지우 증인에게 사건 당시 들었던 소리를 이야기하라고 한다.

지우는 당시 가정부가 집주인을 살해하면서 했던 말들을 그대로 반복한다.

드디어 가정부는 집주인을 죽인 죄로 감옥에 들어간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인과응보.

그런데 영화가 아주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다.

관객 숫자가 100만 명이 안 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재미있는 영화를 좋아한다.

재미있다고 소문난 극한직업은 벌써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영화가 끝나 영화관을 나서니 눈은 그쳤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광장에 눈사람이 보였다.

 

갑자기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지우가 한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아저씨도 나를 이용할 겁니까?’

지우의 그 말에 순호 변호사는 생각이 바뀐다.

순호 변호사가 영화 끝부분에 외친 한마디가 갑자기 떠오른다.

변호사도 사람이다.’

순호가 돈에 쪼들리면서 변호를 잘하여 돈을 많이 버는 방향으로 나가다가

지우를 만나, 방향을 틀었다.

변호사도 사람이다

그렇다.

자폐아도 사람이다

 

그는 눈사람을 보면서

이런 말이 떠올랐다.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그는 갑자기 외치고 싶었다.

눈사람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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